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칼럼 · 인지력

아이가 겪고 있는 걸,
부모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

지금 답해보는 7가지

아이가 겪고 있는 것들을 부모님은 잘 알고 계신가요? 아이가 내일 챙겨야 할 준비물은 무엇인지, 어떤 친구들과 친한지,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.

읽고 넘어가는 질문이 아닙니다. 아래 일곱 개에 지금 답해보세요. 머릿속으로 "알지" 하고 지나가면 이 글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. 실제로 아이의 이름과 구체적인 내용을 떠올릴 수 있을 때만 체크하세요.

체크한 항목: 0 / 7

몇 개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

일곱 개를 다 체크했다고 좋은 부모인 것도, 두 개뿐이라고 나쁜 부모인 것도 아닙니다. 이 체크리스트가 재려는 것은 점수가 아닙니다.

중요한 건 이겁니다. 체크하지 못한 항목을 보면서 "아, 이건 생각도 안 해봤네"라는 반응이 나온 자리가 어디였는지. 모르는 것과, 모른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은 다릅니다. 앞엣것은 물어보면 해결되지만 뒤엣것은 물어볼 생각 자체를 못 합니다.

부모 유형 검사에서 인지력이라고 부르는 축이 재는 것이 이 지점입니다. 아이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많이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, 아이의 상태에 대한 내 지도에 빈칸이 있다는 걸 아는가입니다.

인지력이 높다는 건 감시가 아닙니다

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. 아이에 대해 많이 알수록 좋은 부모라는 생각입니다. 실제로는 두 가지가 전혀 다릅니다.

27유형 중 세 축이 모두 높은 만능 캡틴이 정확히 이 함정에 놓입니다. 가방엔 이미 내일 준비물이 다 들어 있고 마음까지 읽어버려서, 아이가 할 말이 없어집니다. 아이 입장에서는 배려받는 동시에 자리를 빼앗깁니다.

그래서 인지력을 쓰는 방법은 하나 더 필요합니다. 알고 있어도 모르는 척 물어보는 것. "오늘 무슨 일 있었어?"라고 묻고, 답을 이미 알고 있어도 끝까지 듣는 것입니다. 정보를 얻으려는 질문이 아니라 아이에게 말할 자리를 주는 질문입니다.

반대로 인지력이 낮으면

아이의 신호가 전부 문제 행동으로만 보입니다. 갑자기 짜증이 늘고, 방에서 안 나오고, 학교 이야기를 안 합니다. 배경을 모르면 이 셋은 그냥 버릇없는 태도입니다. 배경을 알면 셋 다 같은 사건의 서로 다른 표면입니다.

같은 행동을 두고 어떤 부모는 훈육할 일로 보고 어떤 부모는 물어볼 일로 봅니다. 그 갈림길이 인지력입니다. 낮다고 해서 아이를 덜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. 다만 신호를 읽는 회로가 아직 덜 켜져 있을 뿐이고, 이건 훈련으로 켜집니다.

알림장은 이미 와 있었습니다

아이가 어느 날 화가 잔뜩 나서 집에 온 적이 있습니다. 준비물을 안 챙겨 와서 많이 혼났다는 겁니다. 앱을 열어보니 준비물을 챙겨 달라는 알림장이 와 있었습니다. 얼마나 부끄럽고 미안하던지요.

이 일이 오래 남은 건 제가 몰랐기 때문이 아닙니다. 정보는 이미 제 손안에 있었습니다. 열어보지 않았을 뿐이고, 그 대가는 제가 아니라 아이가 치렀습니다. 아이는 교실에서 혼나는 동안 그게 자기 잘못인 줄 알았을 겁니다.

인지력이 낮다는 건 대개 이런 모습입니다. 아이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, 알 수 있는 자리를 그냥 지나치는 것입니다. 그래서 위의 일곱 항목도 "내가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가"를 묻지 않습니다. 알 수 있었는데 보지 않은 자리가 어디인가를 묻습니다.

오늘 해볼 것 하나

체크하지 못한 항목 중 하나를 골라, 오늘 저녁에 그것만 물어보세요. 여러 개를 한꺼번에 물으면 아이는 취조로 받아들입니다. 하나면 대화입니다.

그리고 답을 들은 뒤에 조언하지 마세요. 첫날은 듣기만 합니다. 조언이 붙는 순간 아이는 다음부터 그 주제를 꺼내지 않습니다.

나머지 두 축은 어떨까요

인지력은 세 축 중 하나입니다. 여기에 아이의 일에 얼마나 개입하는지(관여도), 내 방식이 옳다고 얼마나 확신하는지(자기효능감)를 더하면 27가지 유형이 나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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